송아리네집

숲속 작은 유치원
2023년 06월 05일
소나기
2023년 06월 05일

송아리네집


천지자연이 연출해 내는 사랑의 모습, 자연의 모습, 일상의 모습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을 동시로 담았다. 송아리네 집이 땡땡시 두드리면 직박구리 푸드덕 길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을 둘러보며 자연을 벗 삼아 친구, 가족, 주변을 노래했다.

민들레 한 뿌리 캐면서도/ 쑥 한 줌 뜯으면서도//
요건 우리 큰 딸/ 요건 우리 작은 딸//
당신 입에 들어갈 건/ 하나도 없는데도//
해종일/ 자식 입에 들어갈/ 흐뭇한 봄 생각에//
벙싯벙싯/ 할머니, 목련 꽃봉오리처럼 피었다.
-「할머니의 봄」 전문.

할머니는 민들레 한 뿌리를 캐거나 쑥 한 줌을 뜯으면서도 시집간 딸을 생각한다. 평생 자식만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온 이 땅의 부모들 모습을 말하고 있다.
아가페(agape)라는 말이 있다. 거룩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조건이 없다. 끝없는 희생과 봉사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자신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동시를 쓰는 마음이 이와 비슷하다. 천지 만물을 사람과 똑같은 존재로 보고 내 몸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온 사랑의 노래가 동시이기 때문이다.


 
물닭, 왜가리, 논병아리(…)
여긴 내 땅이야(…)
누구 하나 텃세 부리지 않아(…)
텃새, 철새, 사이좋게 함께 산다.
-「나보다 낫다」 부분

이런 표현이 모두 천지자연이 연출해 내는 사랑의 모습이다. 이런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그것을 사랑의 마음으로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동시인이고, 그렇게 쓴 동시는 곧 사랑의 마음에서 빚어진 사리(舍利)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김종상 해설 부분